일본 MBA 유학기 | 14. 시코쿠 여행기 (feat. 야간침대열차, 나오시마섬, 사누키우동)
Term 3가 끝나고 Term 4까지 약 9일간의 break이 있었다. 때 맞춰 가족들이 시코쿠에 방문하기로 되어 있어서 하루 먼저 출발해서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를 구경하기로 했다.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는 시코쿠 지역 12개 섬에서 열리는 문화 예술 축제로서 3년에 한번 열리는 트리에날레이다. 운이 좋게도 2019년이 4회째 국제예술제였고,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코쿠는 오사카 옆에 있는 혼슈 (본섬)에서 떨어져있는 섬으로서, 이번 여행의 1차 목적지는 타카마쓰이다. 비행기 타고 가면 편한데, 비행기를 싫어하기도 하고 굳이 사서 고생좀 해보자 싶어서 '선라이즈 세토 침대특급'이라는 야간 기차를 타고 타카마쓰까지 가기로 했다. '선라이즈 세토 침대특급'을 타고 도쿄에서 타카마쓰까지 900km, 약 9시간 30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대충 먹을 것 준비해서 도쿄역으로 향했고 도쿄역에서 밤 10시 정도에 출발했던 것 같다. 나는 B 타입 싱글룸이었고 가격은 1만엔 정도로 기억 (지금은 더 올랐는지 모르겠다). 영상이나 사진으로 볼 때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으나, 실제 들어가보면 엄청 좁다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 옆 쪽에 창이 넓게 나있어서 그런것 같다. (또는 일본 사이즈에 익숙해져서 일지도) 별도 비용을 지불하면 샤워실도 이용할 수 있고 생각보다 꽤 쾌적하다 .
아침 7시반 쯤 타카마쓰에 도착했다. 기차다 보니 아주 편하게 잔건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편하게 푹 자면서 아침에 도착했다. 타카마쓰 역 근처에서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지중미술관이 있는 나오시마 섬으로 향했다.
오토바이 면허가 없기 때문에 전기 자전거를 빌렸다. 자유여행이라면 렌트, 스쿠터, 최소한 전기자전거는 필수다. 보통은 셔틀버스를 타는 것 같던데 나는 오며가며 마음대로 쉬기도 하고 발길 닿는 대로 다니고 싶어서 전기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차도 별로 없고 해서 위험하지는 않다) 산을 넘어야 목적지들이 있기 때문에 걷는 것은 무리. 최종 목적지는 현대미술의 성지이자, 한국에서도 유명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철학이 집약된 지중미술관 (치츄미술관)
내부 전시는 못 찍게 해서 사진이 거의 없다. 온라인에 있는 사진을 퍼온 건데 아래와 같은 전시가 있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이런 느낌이다. 현대 미술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감각적으로 오는 느낌이 있다.
암튼 재밌게 둘러봤다. 올만한 가치가 있는 듯. 그리고 나서 원래는 이우환미술관까지 가려고 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날씨도 약간씩 비가 왔었는데 더 흐릿흐릿해져서 그냥 타카마쓰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니는 길에서 보는 풍경이 좋기 때문에 셔틀버스 보다는 스쿠터나 자전거가 더 낫지 않나 싶다)
타카마쓰는 카가와현에 속해 있는데, 카가와의 옛날 이름이 사누키였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사누키 하면 아마 사누키 우동을 떠올릴 것이다. 사누키 우동은 일본 내에서도 이나니와 우동, 미즈사와 우동과 함께 3대 우동으로 여겨진다. 우동 투어 상품도 있고 아무튼 우동에 진심인 지역이 타카마쓰이다.
몸도 피곤하고 해서 숙소 근처에 있는 가게 중에 찾아간 카와후쿠. 자루우동 세트를 먹었는데 면이 쫄깃한 것이 특징이라는 정도만 알고 먹었고, 그냥 맛있는 우동 느낌이었다. 먹고 나서 옆에 있는 주점 같은 곳에서 맥주 한잔 더 하고 들어와서 쉬었다.
며칠간의 가족 여행을 마치고 나서 도쿄로 돌아오는 길, 그냥 오기는 심심해서 고베 -> 오사카 -> 나고야를 들러 가기로 했다. 고베까지는 버스가 있어서 버스를 타기로 함.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가족들도 만나고 즐거웠던 시코쿠 여행이었다.